뇌로부터의 자유, 자유의지인가 뇌의지배인가?
- 독후감/책
- 2020. 4. 18.


ADHD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요즘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 말고도
뇌라는 신체기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서
어쩌다가 읽어보게 됐다.
읽어보니 굉장히 유익하긴 했다.
(ADHD 환자인 나에게 이 책의 완독은
정말 힘들었다...)
밑에선 책리뷰와 동시에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리 대단하진 않습니다...
[------뇌에 대한 발견과 연구 그리고 논란------]

책의 시작은 초기에 진행되고 또 논란이 되던 뇌의 연구들부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던 2개의 논쟁들을 소개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1. 뇌의 능력은 크기에 비례하다
위의 논점은 "큰 두뇌 이론" 으로써
단순하게 뇌가 클수록 높은 지능을 갖는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우리보다 뇌가 큰 고대 인류인 네안데르탈인과
고래 코끼리 등이 우리보다 낮은 지능을 가진 것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과학자들은 크기가 아니라 신경세포의 수 즉 뉴런의 수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였고, 실제로 인간은 타 동물대비 월등한 뉴런의 수를
갖고 있었다. 무려 860억개...
하지만, 영장류를 인간 몸집으로 줄였을때 (인간과 비교하기 위해)
뉴런수를 인간의 뉴런수와 비교하면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결국 뉴런의 수 또한 높은 지능에 대해 완벽히 설명하지 못했다.
2. 뇌는 위치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위의 이론은 "동등잠재력" 이론으로써
피질의 모든 영역이 어떤 기능이든지 전부 수행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 이론 역시
좌반구에 병변이 생긴 환자들이 언어장애를 얻은 연구결과와
대뇌의 절반이 없어진 동물들이 지각/운동/판단능력이 사라진 점
소뇌를 제거당한 동물들이 균형감각이 없어진 점들을 설명하지 못했다.
만약 피질이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면 위의 기능들은 당연히
수행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뇌의 국소적 기능(module)과 해석기(Interpreter)의 발견------]
그러나 과학의 발달(뇌의 연결망 발견)과 여러 연구결과(특히 분리뇌 실험)
등을 통해 뇌는 국소적 역할을 하는 기능(Module)들이 편재화 되어 있다
라는 사실을 발견하며 논쟁은 종료되고 뇌연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뇌는 밑의 그림처럼 특정 부위마다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모듈로 이루어져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여태까지 쌓인 연구결과들이 뇌의 Code화를 증명했지만
이 책에서 주목한 실험은 "분리뇌실험"이다.
"분리뇌실험"이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제거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이다. 이 실험을 통해 좌뇌와 우뇌의 서로 다른 기능을 알아낼 수 있었다.
밑에서 간단히 분리뇌 실험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선 환자에 왼쪽눈(우뇌,공간,그림,시각 관련 담당)에 열쇠 그림을 보여주면
의사 : 방금 눈에 보인 걸 말씀해보세요.
환자 : 모르겠는데요?
의사 : 그럼 방금 눈에 보인 걸 잡아보세요
환자 : (열쇠를 잡는다)
.....? 그렇다면 반대로
환자에 오른쪽눈(좌뇌,언어,논리,이해,추론 담당)에 반지 그림을 보여주면
의사 : 방금 눈에 보인 걸 말씀해보세요.
환자 : 반지요~
즉, 환자는 열쇠라는 우뇌에서 이미지를 받았는데
그 정보를 언어를 담당하는 좌뇌에게 보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좌뇌에게 반지를 보여주자 반지라고 말할 수 있었다.
추가로 분리뇌 환자들은 왼손(우뇌)으로 퍼즐을 더 잘 맞췄다.
근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바로 왼쪽시야(우뇌)에게 "걸으세요" 라는 글자를 보여주자
환자는 갑자기 일어나서 걷기 시작했다.
의사 : 갑자기 왜 걸으셨죠?
환자 : 몰라요, 그냥요, 갑자기 걷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이번엔 위의 처럼 좌뇌엔 닭발, 우뇌엔 눈내리는 풍경을 보여줬다.
그 다음 좌뇌 우뇌가 모두 볼 수 있는 여러 그림카드를 보여주고 고르게 했다.
의사 : 사진을 한장 씩 골라보세요
환자 : 왼손(우뇌)은 삽 그림, 오른손(좌뇌)은 닭 그림을 선택함.
의사 : 왜 그 사진을 골랐죠?
환자 : 닭발은 닭이랑 잘 어울리잖아요. ( 닭발을 직접본 좌뇌 때문에)
의사 : 그럼 삽은요?
환자 : 닭장을 치우려면 삽이 필요하잖아요.
갑자기 닭장과 삽? ..
좌뇌는 닭발을 봤고 우뇌는 삽을 봤는데
아까처럼 좌뇌가 왜 골랐는지 모르겠는데요?
(사실 좌뇌는 모르는 게 맞다, 왜 ? 삽을 못봤으니까
삽의 이미지가 우뇌에서 좌뇌로 가지 않았으니까)
라고하는게 아니라 삽과 닭의 관계를 나름 유추한 뒤
스스로 상황게 맞게 해석하여 답을 한것이다.
여기서 과학자들은 좌뇌의 기능 중에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일관되도록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기능이
있을거라고 추측했다.
과학자들은 이외에도 좌뇌의 해석에 대한 실험을 여러차례 진행했고
결론적으로 좌뇌에 해석기(Interpreter)라는 기능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추가로 여러 실험을 거쳐서
좌뇌에는 체계를 알아내려고 하고, 패턴을 찾거나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해석기가 존재하고
우뇌에는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이미지로 해석할 수 있는 고차원이 시각적 해석기가 존재한다
는 사실을 알아냈다.
결론은 좌뇌에서는 우리가 우리 의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정보와
여태까지 살아온 경험을 통해 사건을 해석하고 인지하는 해석기가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이 해석기는 뇌에 있는 수많은 모듈들이 갖고 있는 정보를 기능 삼아 하나의 통합된
생각을 내놓는다. 물론 좌뇌의 해석기가 뇌의 커맨드센터 혹은 중앙정보처리같은 존재는 아니다.
그저 의식으로 들어온 여러 잡동사니들을 어떻게해서든 설명하려고 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정말로 우리가 우리의 자유의지대로 의식하고 인지하는 걸까
결국 이 해석기가 내놓은 해석을 의식하고 인지하는 걸까?
[-----우리의 뇌는 사회와 상호작용을 한다.------]
사실 뒷부분은 대충 무얼 말하고 싶은진 알겠는데 크게 이해는 하지 못했다.
최대한 느낀 점을 요약해보겠다.
( ADHD로써 이 책을 이 정도 읽은 것도 대단다하고 생각하고 싶다.)
좌뇌에 존재하는 해석기는 어떠한 알고리즘을 따라서 정보들을 해석해 결론을 내놓는
기계랑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작가는 "책임과 자유의 개념"을 추가한다.
책임과 자유는 뇌 하나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을 할 때, 새로운 규칙과 함께 발생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뇌는 정신을 낳고 정신은 뇌를 움직이는 상호작용이 벌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적 관계에서도 적용된다고 한다.
'사회 집단은 개인의 행동을 조정하고, 개인의 행동은 사회 집단의 진화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행동은 그저 결정론적이고 외부와 격리된 두뇌가 만들어 낸 산물이 아니며, 사회 집단에 영향을 받는다'
(거울뉴런과 인간의 뇌에 광범위하게 내재된 도덕적 성향 등을 예시로 들면서)

결론은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행동을 할때에는 뇌가 해석한 값과
사회(타인)에 의한 제약이 합의점을 찾아 결론을 도출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의 자유의지 = f(뇌,사회적제약)
이렇게 생각하면 될려나
여하튼 결론은 이거고 마지막 장은 이 결론을 바탕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뇌에 이상이 있는 범죄자에 처분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 사건이 논란이 된 이유는 바로 "심신미약" 이다
과연 이런 이유로 대낮에 무차별적인 살인이 감형이 되느냐에 대한
파장이 엄청 컸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최근 재판에선 정신병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면 감형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책의 저자는
1. 판검사는 과학(정신과)에 대해 무지할텐데 과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2.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감형을 받아야만 하나?
3.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기준은 어떻게 세울것인가?
등에 대해 생각을 나열한다.
저자의 결론은 자유와 책임은 뇌가 아니라 나에게 있음으로써
책임 또한 본인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저자가 가장 크게 주장하는 근거는
대부분의 살인마들은 살인계획을
치밀하게 설계하고 실행한다는 점이다.
은밀하게 죽인다거나 늦은 시각에 죽인다거나
그래서 저자는 아무리 뇌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도
( 정말 아예 지능이 모자라지 않는 이상 )
1. 경찰 앞에서 살인을 하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음
2. 대낮에 살인을 하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음
3. 몰래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음
4. 살인방법이 매우 계획적임
등을 증거로 해서 살인자들은 지능이 충분히 높고
사회에서 해선 안될 것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뇌가 아닌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좌뇌의 해석기라는 곳은 정말 놀라운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는 점
인간은 어쩌면 자유의지가 아니라 뇌가 결정한대로 살아갈 수도 있겠다라는 점
사회에서 벌어질 범죄사건들의 재판에 뇌과학이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기대가된다는 점
이 정도로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과학..이 주긴 한데 과학보다는 철학책에 가깝다고 보시면 된다.
실제로 읽으면서도 인문학, 인간에 대한 내용이 끊임없이 나온다.
(근데 확실히 과학과 인문학은 떼어놓을 수 없는 듯, 책을 읽으시면 안다.)
여튼 읽기 전에 각오하시고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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